[기자수첩] 카카오뱅크, 진정한 1금융권이 되려면?
[기자수첩] 카카오뱅크, 진정한 1금융권이 되려면?
  • 유승열 기자
  • 승인 2017.08.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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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유승열 기자] 몇 일 전 지하철을 탔을 때 같이 탄 여성들이 있었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카카오뱅크였다. 이들은 대출신청이 힘들다며 대출신청 버튼을 연달아 눌렀다. 나오는 것은 업무처리량이 많아 다음에 이용해달라는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기는 하나" 하면서 계속 눌렀다. 여러번 시도 끝에 대출신청으로 화면이 넘어갔다. 여성들은 성공했다며 대출신청을 시도했다. 진짜 돈이 필요해서 대출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 장난식으로 진짜 되는지 해보는 것이었다.

지난달 27일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금융권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간편한 은행업무 처리와 저금리로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보다 우수한 실적을 매일 기록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은행권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저비용에 따른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은행들도 수수료는 물론 마이너스 통장 등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로 인해 금융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은행들도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것에는 카카오뱅크를 '1금융권 은행'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카카오뱅크의 진짜 경쟁자는 고금리 대출이 많았던 저축은행업계와 카드업계"라며 "높은 신용등급 고객 위주인 은행은 그 다음"이라고 말한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력 업종 중 하나는 중·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과 다양한 혜택으로 무장한 체크카드 등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은행'이라기 보다는 '은행 앱 중 하나'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은행 고객들은 대출 신청이 늦어지거나 많은 이자를 내라고 하면 민원을 제기하는 등 즉각 조치를 취하며 불만을 제기한다. 금융당국에서도 관리·감독에 들어간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출범 이후 아직까지 대출신청도 원활히 되지 않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에서도 한 마디 경고도 없다. 기존 은행들 입장에서는 발생하면 안되는 상황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게는 용인되는 것이다.

물론 국내 첫 도입된 인터넷전문은행들이기에 초기에 나오는 실수는 '그럴 수 있다'며 이해해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1금융권 은행'으로 인정받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

TV 광고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진정한 1금융권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숙제들을 풀어야 한다. 업무처리를 정상화시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힘과 동시에 은행과 진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금융당국도 잘할 때에는 칭찬을, 못할 때에는 경고와 철퇴를 내려 기존 은행들과 똑같이 대우해줘야 한다. 잘 못할 수도 있다고, 그럴 수 있다며 달래기만 하는 아이는 어른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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