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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 기획] 길에서 길을 말하다.20. 젊은이들아 순례길을 가지 마라!!
  • 조은지 기자
  • 승인 2017.08.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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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훈 '숲찾사' 대표

스페인 산티아고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 순례여행지이다. 찾아오는 이유도 종교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이유, 사색, 여행, 트레킹여행 등 다양하며 세계각국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아시아권 나라에서는 한국이 가장 많이 찾아가고 있으며, 일본과 대만, 중국 순례자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증가하였다. 한국의 경우 순례길과 관련한 동호회, 커뮤니티, 협회가 생겼고 다녀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순례길과 관련된 카페나 숙박업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국내에서는 작은 여행사에서만 순례자여행 상품을 내놨었지만 최근에는 하나투어에서 대대적인 산티아고순례길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보니 스페인 순례길에서 매일같이 한국인을 만나기도하며 한국에서 하는 행동을 스페인에서 그대로 함으로써 눈살을 찌푸리는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카페나 동호회는 순례길의 의미와 예절, 찾아봐야할 곳을 알려주거나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배낭의 무게, 비행기편, 좋은 숙소가 어디인지 피상적이고 부차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소개하고 있다. 순례길은 종교적인 이유에서 만들어지고 유지되었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그런데도 한국 젊은이들은 내 친구가 가니까, 또는 영화에서 보니 멋있어서 유행을 쫓아 간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순례길에 있어서 짐운반(transfer service)가 있는데 순례길을 걷기 힘든 노약자를 위한 서비스인데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당연히 이용해야할 서비스정도로 알고 있다. 외국의 순례자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짐을 메거나, 트레이 카드와 비슷한 것을 이용하고 처음부터 도착지까지 직접 배낭을 가지고 다닌다. 순례길은 성야곱의 발자취를 따라 옛 카톨릭 신자들이 따라나선 길이다 보니 고행의 길이였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힘든 고난의 길이였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와서는 순례자를 위한 숙소가 마련되어 있고 곳곳에 레스토랑과 식료품점 등이 있어 조금 편하게 순례길을 다닐 수 있다.

그런데도 유독 한국사람들은 국내인것처럼 행동을 하여 숙소에서 출입금지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순례길은 한국에 있는 곳이 아니라 스페인에 있는 곳이니 그곳의 규칙(Rule)을 따라야 하는데 고객은 왕이라는 이상한 마인드를 가지고 다닌 듯 하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숙소에 들어서면 숙소 침대는 대부분 2층침대인데다가 남녀구분없이 이용하는데 이를 두고 불편해하거나, 세면대에서 빨래금지인데도 빨래를 하거나, 침대에서 식사 등 음주행위를 함으로써 관리인에게 질타를 받는다. 이로인해 선량한 한국의 순례자들은 더 이상 해당 숙소를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은 채 해당 숙소를 비평하는 글을 인터넷 카페 등에 게시함으로써 나쁜 숙소라고 싸잡아 비난한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순례길의 의미도 제대로 모른채 길을 나서고 끼리끼리 어울려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이다. 숙소에서는 부엌이 있어 요리를 할 수있는데 요리도구가 여유있지 않기 때문에 빨리 요리를 마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씻어 놔두어야 함에도 식사마칠때까지 식기도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불편해하거나 한국인의 비매너를 욕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아왔다.

한국인들이 모두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선의의 한국인 순례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혼자면 어때라는 생각을 바꾸어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을 피해 볼 수 있다는 공공을 위한 생각을 하기를 바란다.

또한, 순례길을 대하는 방식도 바뀌었으면 한다. 순례길을 걷기위해 좋은 숙소를 먼저 찾기보다 순례길에서의 예절과 불편함과 어려움을 감내할 수 있는 인내를 먼저 배운 후 그 다음을 준비하길 바란다.

순례길은 한국인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는것을... 지금처럼 가려거던 차라리 가지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한국의 이미지를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니까.

*칼럼제공 : 강세훈 숲찾사 대표
*정리 : 산업부 조은지 기자

 

조은지 기자  cho.eunji@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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