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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가벗고 싸우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7.06.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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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일본의 야쿠자들이나 러시아 마피아가 등장하는 폭력적인 영화들을 보면 사우나에서 격투를 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조직의 보스가 사우나를 즐기거나 온탕에 들어가 있으면 보스를 죽이려는 자들이 등장해 일대 격투가 벌어지는 식이다.

이런 장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발가벗고싸운다는 점이다. 장소가 장소인 만큼 대부분의 사우나 격투씬에서 인물들은 발가벗고 주먹이나 발, , 손도끼 등을 주고받으며 싸움을 벌인다.

격투씬에서 인물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은 꽤 날 것의 재미를 준다. 살과 살,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는 관객들의 아드레날린을 뿜어나오게 한다. 그리고 이라는 방어구가 없는 이 장면은 말 그대로 진짜 실력을 겨루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발가벗고 싸우는 것은, 온전히 몸과 몸이 대결을 벌이는 셈이다.

LG전자는 이달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을 앞두고 지난 5휴대전화의 지원금과 리베이트(장려금)를 나눠서 공개하자는 제안을 해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면적인 분리공시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다른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휴대전화 장려금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LG전자가 마케팅 비용을 모두 공개해 하향 평준화 시키려는 속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리베이트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LG전자가 삼성전자의 리베이트 공세를 막아내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이유로 삼성전자와 이통사들은 분리공시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십수년 전, 사람들 사이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LG전자 제품을 써 본 사람은 이런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 기술의 발전이 정점에 이른 지금, 제품 간에 단순히 성능으로 경쟁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상태다.

LG전자는 분명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그들이 분리공시를 주장하는 것은 앞서 말한대로 발가벗고 싸우자라고 하는 것과 같다. 아직 단통법 개정안이 어떤 결론을 맞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회사가 정말 발가벗고 싸우면, 꽤 재미난 그림이 나올 것 같긴 하다.

여용준 기자  saintdracu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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