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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며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7.06.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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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영화라는 산업(혹은 문화·학문·시장 등 어떤 것)의 발전은 여러차례 존폐의 위기를 겪으면서 진행돼왔다. 이것은 흡사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은 대한민국의 역사처럼 다른 기술과 산업의 도발을 받으며 자리를 지켜온 것이다.

처음 영화는 사진의 자리를 위협하며 세상에 등장했다. 그리고 무성영화는 유성영화의 위협을 받았다. 유성영화는 컬러TV에게 그리고 컬러가 된 영화는 디지털 영화에게, 레이저상영·3D·가상현실(VR) . 영화는 무수한 위협 속에 스스로 진화하며 지금의 위치를 지켜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은 영화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손 안에서 영화를 보는 것이 보편화됐고 그런 관람행태를 노린 넷플릭스가 등장했다. 넷플릭스는 거대 영화제작·배급·상영업체들을 위협하며 가파르게 성장했고 결국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권리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

기존 영화시장의 넷플릭스에 대한 견제는 강력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가 멀티플렉스 개봉이 어려워진 것은 어쩌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이미 2015년부터 넷플릭스는 영화시장의 견제를 받아왔다.

영화의 1차적인 상영장소로 여겨진 극장의 위엄이 무너질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어쩌면 이것은 진작에 무너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거부감은 여느 산업에서 늘 있어왔다.

인터넷 쇼핑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오프라인 시장은 큰 위기감을 느꼈다. 모바일 앱으로 택시와 대리운전을 부른다고 할 때도 누군가는 위기를 느꼈다. 태블릿으로 책을 본다고 할 때도 출판업계는 위기를 느꼈다.

사실 세상은 하루 아침에 뚝딱 바뀌지 않는다. 살아남을 기술은 살아남고, 도태될 기술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의 갈등은 기업 간의 주도권 싸움이자 평범한 시장경쟁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의 산업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과 같다. 넷플릭스의 배급 기술과 시스템이 기존 시장에 얼마나 쉽게 안착할지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기존 산업을 위협할 여러 새로운 기술들이 어떻게 도전장을 내밀지도 기대가 되는 지점이다.

여용준 기자  saintdracu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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