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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씨티은행 노사갈등을 보면서
  • 이경화 기자
  • 승인 2017.06.0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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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씨티은행 본점 전경. <사진=씨티은행>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영업점 80% 폐쇄를 놓고 평행선으로만 치닫고 있다. 태업·파업과 소송을 단행하는 노동조합이나 맞불작전이라도 펼칠 듯 몸을 낮추지 않는 사측이나 지점 폐쇄 소식에 당황한 고객은 뒷전이고 자기 합리화에만 급급할 뿐이다.

씨티은행의 노사 간 갈등은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014년에도 은행점포 폐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던 노조는 최근 법원에 폐점 금지 가처분 소송을 단행했다. 총파업에 돌입하기 전 경고 차원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16일부터 정시출퇴근·보고서 제출 금지 등 태업을 벌이고 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일부 상품 판매를 하지 않는 상황인데다 이달 중 총파업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노조 측은 대규모 점포 정리를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은 단체협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했고 사측은 영업점 통합은 경영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맞섰다. 노조가 전광판이나 현수막을 게재해 사측에 대한 모욕·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 사측이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냄에 따라 노사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까지 번질 전망이다.

노조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점 통폐합이 결국 구조조정·실직 사태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모바일 중심의 비대면 채널 강화 계획은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는 것. 무엇보다 비대면 채널로 고객응대에 나서겠다는 것은 경력직 영업점 전문가들을 전화 업무로 배치해 콜센터 직원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씨티 노조의 입장이다.

반면 씨티은행 측은 이미 95%의 은행 업무가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과정상 겪는 홍역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유일한 접점이라 할 수 있는 고객의 대한 배려대목만 놓고 보면 고객은 멀찌감치 밀려나 있다.

한 씨티은행 고객은 씨티은행이 창구를 대폭 없앨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 계좌를 해지할까 고민 중에 있다. 창구 뿐 아니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까지 함께 없애면 앞으로 어떻게 이용하라는 거냐노사 양측의 명분이 무엇이든 간에 돈을 맡긴 고객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불평했다. 씨티은행 노사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객밀착 대면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는 지방은행들에서 답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경화 기자  icekh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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