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가 잘되면 나라가 망한다?
[기자수첩] 삼성전자가 잘되면 나라가 망한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7.03.2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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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흔히 어르신들 하는 말 중 “삼성전자가 나라 경제를 살렸다”거나 “삼성전자가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0% 가까이 차지하고 있고 시총 순위 2위부터 12위까지의 합계를 더해도 삼성전자의 시총을 넘지 못한다.

또 삼성전자는 현재 슈퍼 사이클을 탄 반도체 부문과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상한가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목표 상한가를 높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오너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연일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잠시 주위를 둘러보자. 삼성전자가 잘되고 있는데 과연 우리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는가?

소비자물가는 연일 오르고 서민들의 생활환경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들은 연일 자금난에 시달리며 원청의 눈치를 보기 일수다. 심지어 해운·조선의 상위 대기업들조차 망할 지경이며 이에 따른 관련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의 모양새를 보면 마치 삼성전자 빼고 다 망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빼면 오른게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는 1969년 세워진 이래 꾸준한 경제활동과 시장상황에 대한 능동적 대처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근로자와 구성원들의 땀과 노력을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대관업무’가 삼성전자의 발전에 미친 영향을 부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기업의 발전에 정부와 보수 시민단체들이 기여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 모두들 “삼성전자가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이 말이 틀렸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펄펄 날고 있지만 나라(혹은 국민경제)는 망하기 직전이다.

여기서 새로운 가설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나라가 망하면 삼성전자가 망한다”. 이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곧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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