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테슬라 한국 상륙'의 무게감
[기자수첩] '테슬라 한국 상륙'의 무게감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7.03.15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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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가 있었을 때, 몇몇 언론들은 삼성전자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갤럭시노트7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상당수의 IT·통신기업들이 부드럽고 유연한 조직문화 속 제품 개발과 생산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유독 상하관계가 뚜렷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같은 조직문화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국내 거의 모든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그동안 LG전자가 생산한 스마트폰에는 마치 강박증처럼 ‘혁신’이라는 화두가 깊게 새겨져 있었다.

만년 2등에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던 LG전자 MC사업본부는 어떻게든 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자는 생각이 강했다. 대표적으로 G5가 그런 생각의 결과물이었다.

지난 10일 출시한 G6는 ‘혁신’이라는 화두를 벗어던지고 기본기에 충실한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덕분인지 G6는 예약판매 초기부터 하루 1만대꼴로 판매되며 좋은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는 단순히 기술이나 트렌드만 들어간 것이 아니다. 제품을 만든 기업의 문화나 그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의 가치관 역시 제품에 포함된다. 그래서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만든 사람의 생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15일 테슬라가 국내에 상륙했다. 이날 스타필드 하남에 전시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17일 서울 청담동에도 전시장을 연다.

이번에 공개된 테슬라 모델S는 기본 옵션 1억2100만원까지 이르는 초고가 전기차다. 현대 아이오닉이 4000여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3배에 이르는 차이다. 게다가 충전소 설치도 원활하지 않고 정부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같은 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국내 성공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편이다.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 의견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파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바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때문이다.

처음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했을 때 이용자들은 아이폰에 담긴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서점가에서는 한 때 스티브 잡스의 열풍이 불기도 했다.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때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다.

일론 머스크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모델이라 알려질 정도로 괴짜 기업인이다. 사람들이 상상으로나 떠올리던 것을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을 가진 과감한 기업인이다.

우리는 지금껏 인터넷 강연 동영상이나 책 등을 통해 그의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의 국내 상륙으로 ‘괴짜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자동차 업계는 이 전혀 다른 CEO의 생각을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굳건하다고 믿는 내수 시장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요인으로 인해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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