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LG, 동업자 정신 가져야
[기자수첩] 삼성·LG, 동업자 정신 가져야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6.05.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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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업계 1, 2위 기업이다.

실적으로 따지면 삼성이 당연히 앞서지만 의외로 양 측의 승부는 치열하게 펼쳐졌다.

스마트폰과 백색가전, TV, 디스플레이 등 가전 전 분야에서 대결을 벌였던 두 기업은 이제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게 됐다.

바로 ‘자동차 전장사업’이다. 출범 4년째를 맞이하는 LG전자의 V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첫 흑자를 달성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VC사업부 매출 2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이 분야에 진출을 선언했다.

한때 ‘삼성자동차’로 실패를 맛봤던 삼성은 전장사업과 자율주행 등으로 다시 한 번 車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분야로의 진출은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다. 제조업 전반에 걸쳐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 사업 육성은 우리 경제의 실낱같은 희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두 기업의 새로운 경쟁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 좋지 않았던 그림이 떠오른다.

지난 2014년 9월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세탁기연구소장 조모(50) 상무 등 임원들과 함께 독일 베를린의 가전매장에서 삼성전자의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다음해인 2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해 징역 1개월, 조모 상무와 전모 전무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고의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지난 3월 법원은 “5월 중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법정공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양측은 특허 분쟁을 비롯해 그동안 여러 차례 법정에서 맞붙은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LG전자와 양측 디스플레이 계열사가 함께 합의서를 작성하고 모든 법적 분쟁을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합의서에는 양측의 갈등이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로 원만히 해결한다고 언급돼있다.

같은 사업을 꾸려가는 경쟁관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갈등이 생기고 싸움이 붙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 회사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라이벌’이라는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이제 자동차 전장사업으로 맞붙은 두 기업은, 법정공방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는 일 없이 동업자 정신으로 상생하며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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