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대 국회에 바란다
[기자수첩] 20대 국회에 바란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6.04.1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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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신문=여용준 기자] 나는 선거를 참 좋아한다. 아니, 정확히는 재밌어 한다. 세상 그 어떤 스포츠도 선거만큼 전략적이고 긴장감이 넘칠 수 없다.

특히 이번 20대 총선은 참가자가 하나 더 늘면서 더 긴장감 넘치고 복잡한 싸움이 됐다. 그런 20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받아 든 성적표는 모두에게 과제를 남겼다. 20대 국회가 끝나는 2020년까지, 금뱃지를 단 의원들은 소처럼 일하며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 수많은 과제들 중에는 당연히 산업과 관련된 과제들도 많다. 어쩌면 지금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 경제는 곳곳에 멍이 들었고 죽어가고 있으며 살려달라고 신음하고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곳은 역시 조선업계다. 한때 국가의 경제를 지탱했던 조선업은 사흘째 피죽도 못 먹어 굶어죽기 일보직전이다.

먹을 것이 없는 어미는 자식들을 다 거두지 못하고 내다 버리려 한다. 총선이 끝나고 내다 버린다는 소식이 돌았으니 이제 슬슬 밥 먹이지 못하는 자식들을 내다 버리려 할 것이다.

그렇게 버려진 자식은 너무 여려 제대로 밥도 빌어먹지 못하고 헤매다가 또 굶어죽을지도 모른다. 결국 굶어 죽어가는 조선업은 많은 사람들을 배고프게 만들 것이다.

조선업은 나름 살 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어떤 집은 어미가 먹을 것을 자식들에게 내주고 어떤 집은 자식이 먹을 걸 어미에게 내준다. 그리고 또 다른 집은 아무리 집안이 어려워도 굶어 죽을 것 같으니 밥을 더 내놓으라고 투정을 부린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조선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 마찬가지다.

수출은 겨울잠 자듯 움츠러들었고 사람들의 주머니 역시 냉동실 깊은 곳의 삼겹살처럼 꽁꽁 얼어붙었다. 일자리 창출을 부르짖었으나 대기업들은 여전히 고용을 늘리지 않고 있다.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가지만 경제는 여전히 겨울이다.

사실 20대 국회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조선업을 살릴 수는 없다. 끊긴 수주를 억지로 따올 수도 없고 조선업에만 무한한 자본을 몰아줄 수도 없다.

새로운 인물들이 국회에 입성했다고 좋지 않던 경제가 갑자기 좋아질 리 없다.

그러나 적어도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은 보여줄 수 있다. 선거기간 내내 ‘경제’를 화두로 투닥거렸으니 이제는 그 경제로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 20대 국회에게 바라는 것은 단지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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