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봉 반납 쓰나미, 내년에도 실시할까
[기자수첩] 연봉 반납 쓰나미, 내년에도 실시할까
  • 김재화 기자
  • 승인 2015.09.11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지난 3일 신한·KB·하나금융그룹회장단은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이유로 연봉의 30%를 반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4일에는 BNK·JB·DGB금융그룹회장단도 연봉의 20%를 반납하겠다고 발표하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도 이광구 은행장의 20% 연봉 반납을 선언했다.

금융그룹 회장의 연봉 반납에 따라 지주 임원 및 계열사 사장단은 회사별 20%에서 10% 연봉을 반납키로 결정됐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얼어붙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금융지주회장단의 연봉 반납은 언뜻 보면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파가 만만치 않다.

일단 금융지주회장단 회동에서 우리은행이 소외됐다. 우리은행은 이제 지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승우·이종휘 전 행장이었다면 상황은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고 말한다. 소외된 것도 서러운데 떠밀려서 연봉 반납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또 신규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을 낳고 있다. 금융권 신입사원의 초봉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연봉 반납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확대될지 가늠할 수 없다. 보여주기식 또는 정부의 외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금융권 외 다른 대기업이 여태 가만히 있는 것도 연봉 반납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장단과 계열사 사장 및 임원들의 연봉 반납에 이어 직원들의 연봉 반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불안함을 토로했다. 만일 사측이 독단적으로 ‘직원도 연봉 반납에 동참하라’고 지시한다면 노조와 마찰을 피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연봉과 관련해서 당국이 말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금융권 임금체계 개편을 금융개혁의 세부사안으로 염두하는 만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장단의 발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삭감’이 아닌 ‘반납’이다. 연봉을 전액 수령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다. 진심으로 일자리 창출에 마음을 쏟았다면 삭감을 했어야 옳다.

금융권에서 내년에도 연봉 반납이 이어질지 지켜보자. 그들의 행동이 진심이었는지 쇼였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