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소 지은 저축은행, 아직 쉴 틈 없다
[기자수첩] 미소 지은 저축은행, 아직 쉴 틈 없다
  • 김재화 기자
  • 승인 2015.08.1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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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지난 12일 저축은행들이 7년 만에 흑자를 시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5008억 원으로 2008년부터 시작된 적자가 7년 만에 연간 기준 흑자로 전환됐다.

이는 자산건전성 개선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6118억 원 감소했고 업황 회복에 따른 이자이익이 1870억 원 증가 등에 기인한 것이다.

한때 20%넘게 치솟았던 연체율과 전체 여신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의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본업인 서민금융에 전념하면서 그간 부실을 모두 털어낸 것이다.

저축은행은 서민층에게 꽤 오랫동안 대부업과 비슷한 위치로 인식됐다. 2011~2013년 저축은행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와 함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때문에 대부업체와 다르지 않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저축은행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서민층 공략에 집중했고 정부도 저축은행을 살리기 위해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햇살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층을 지원할 중금리 대출 상품이 속속 등장했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층이 이 상품들을 이용하며 저축은행 활성화에 핵심 역할을 한 것이다. 비록 저축은행 활성화가 가계부채 1100조 달성에 한 몫 하기도 했다.

이밖에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이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흑자를 시현했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신한, KB, 하나 등 제1금융권 은행들이 기존 예·적금 상품 대신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기껏 흑자로 돌아섰는데 강력한 경쟁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내년 출시될 인터넷전문은행도 잠재적인 경쟁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없다면 또 다시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 정책을 등에 업고 흑자를 시현한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다. 서민층을 공략할, 시중은행과 경쟁할 전략이 부족하다면 과거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란 법은 없다.

정부 또한 안심하지 말고 지속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 정책 도입 등을 통해 제2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업계는 오랜만에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나라 경제는 숨 돌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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