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고계의 언론 길들이기, ‘마녀사냥’ 돼선 안돼
[기자수첩] 광고계의 언론 길들이기, ‘마녀사냥’ 돼선 안돼
  • 홍승우 기자
  • 승인 2015.07.03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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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지난 1일 한국광고주협회가 국내 언론시장에 큰 폭탄을 하나 던졌다. 한국광고협회는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KAA저널 기획연재를 통해 ‘2015 유사언론 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광고 및 협찬을 강요하는 일부 인터넷 매체들의 횡포 고발’ 취지의 해당 기사는 여론이 언론매체에 대한 반감을 형성하기 딱 좋다.

또 한국광고협회는 192개사의 특정 매체를 지목해 ‘유사언론’ ‘사이비언론’이라고 명명하면서 지목된 매체들은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는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언론사’ 입장에선 심각한 타격이다.

현재 192개사의 지목된 매체들은 반박기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온·오프라인에 셀 수 없이 여러 매체들이 범람하는 가운데 신뢰를 잃은 언론사가 설 자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한국광고협회의 행위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언제부터 광고인들이 언론매체에 대해 ‘감놔라, 대추놔라’하는 것일까?

한국광고협회의 “광고영향력이 미미한 매체임에도 광고 수주를 위해 의도적인 악성기사 보도를 계속하고 있어 피해를 본다”는 언급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광고영향력이 미치지도 못하는 언론매체의 기사영향력이 얼마나 될까? 독자의 기사 해석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본 발언이며, 의도적인 악성기사는 이미 자신들이 작성해버렸다.

이번 한국광고협회의 행위는 지난달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뉴스제휴심사를 독립적인 평가위원회에 위임하겠다는 뉴스 정책 발표에 기인한 것으로 결국 ‘공개형 뉴스평제휴 평가위원회’가 구성될 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언론매체를 유리하게 해주겠다는 심보다.

혼탁해진 국내 언론 시장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포털사이트에 의존해 클릭수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문구와 사진 게재 등 언론계가 방향을 잃고 흔들린 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언론계 전체의 문제이지 결코 일부 언론사의 문제가 아니다. ‘사이비 언론’으로 언급되지 않은 대형 언론사들은 광고협회의 주장을 신나게 갖다 쓰고 있다. 자기 얼굴에 침뱉기다. 포털사이트 검색을 해보면 어뷰징성 기사나 선정적인 문구·사진들에서 대형 언론사가 빠지는 걸 본 적이 없다.

한국광고협회가 기어코 일부 언론사를 지목한 이번 행위는 숨겨진 의도가 뻔히 보이는 ‘여론몰이’고, ‘언론 길들이기’ 마녀 사냥이다. 언론 스스로가 자성의 목소리를 높일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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