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청년 실업, “이제 일 좀 해라”
[기자수첩] 청년 실업, “이제 일 좀 해라”
  • 홍승우 기자
  • 승인 2015.05.22 14: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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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청년 실업률이 올해 1분기 10.9%, 체감 실업률은 11.3%를 달성했다. 또한 지난달 취업시장에 진출조차 못한 20·30대는 총 9만 5천 명으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취업에 관련된 신조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학벌, 학점, 토익을 갖춰야 취업할 수 있다는 ‘취업 3종 세트’가 생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에는 ‘취업 9종 세트’로까지 늘어났다.

취업 9종 세트는 학벌·학점·토익·어학연수·자격증·공모전 입상·인턴경력·사회봉사·성형수술을 준비해야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 취업시장에서 토익 고득점자들이 취업이 잘되자 토익 전문학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영어 실력 자체를 높이는 게 아닌 토익점수를 얻기 위한 ‘족집게’식 강의가 주를 이뤘다.

이렇게 토익점수를 끌어올린 사람이 취업을 하고 막상 해외 업무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토익점수에 전전긍긍한다. 취업하는데 토익이 기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많은 대학교에서는 학부생들의 졸업조건으로 일정토익점수를 받는 것을 걸기도 한다. 영어 영문학과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거의 모든 학과가 이런 분위기에 취해있다.

이미 취업 3종 세트 당시 취업을 준비했던 이들은 잘 알고 있다. 3종 세트도 챙기기 힘들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 9종 세트를 준비해야 하니 현재 취업 준비생들은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렇다고 100% 취업 보장도 아니다. 만약 취업에 실패해도 이유가 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왜 이렇게 일자리 구하기는 힘든 걸까.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의 사원채용규모가 너무 적다고 탓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일자리 자체가 없는 게 아니다. 널리고 널린 게 일자리다. 단지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그럴 뿐이다.

대학을 나오면 엘리트라는 시대는 이미 예전에 없어졌다. 우리나라의 탁월한 교육열로 지금은 2년제·4년제 등을 포함해 대학교를 나오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다. 직업 전문학교나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이들을 빼면 대부분 약 2년에서 길게는 7년 정도 학생이란 신분으로서 취업시장에서 유예된다. 유예되는 만큼 바라보게 되는 눈이 높아진다. 일종의 보상심리랄까.

설상가상 취업 준비생의 부모세대는 자신의 자녀가 대학교까지 나와서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여간해서 원치 않는다.

이 때부터 취업시장의 문은 좁아지고 높아지기 시작한다. 대기업의 취업문이.

구인·구직사이트를 살펴보면 일자리가 없어 실업률이 높다는 것과는 달리 구인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물론 그 많은 중소기업들이 모두 다 좋고 튼튼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실무를 담당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라는 건 분명하다.

더불어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에 취업하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성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본 기자의 지인 중 국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내로라하는 식품업체 해외 마케팅부로 취업한 이가 있었다.

취업 당시 주변인들이 매우 부러워했고, 당사자 역시 당연히 기뻐했다.

그가 취업한지 3년 동안 연락을 못하고 지내다가 우연히 예비군 훈련장에서 만나게 됐다. 그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회사를 나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본인의 성향과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또 이제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아 그것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취업에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원하는 바의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그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것도.

이제 청년실업 문제를 오롯이 기업들의 탓으로만 돌리지 마라.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구인 중이다. 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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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2015-05-29 11:17:25
그러니까 야마는 주접떨지 말고 눈 낮춰서 아무데나 취업해서 일해라... 이거지?
얼핏 들으면 맞는 말이야. 어디든지 출근해서 일하면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기만 한다면 말이지.
근데 일은 뭣빠지게 했는데 월급이 제때 안나오는 회사도 있더라 이 말이야.
귀하는 월급은 제대로 받고 있나 모르겠다. 그러면 천만 다행이고.
나도 한 때 주간지 바닥에 있었는데, 월급 맨날 밀리는게 너무 싫어서 이 바닥 떠났거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