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공사 부실 철거 부실 국민 불안

김영린 승인 2021.06.17 05:40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어떤 건설회사가 수주한 공사를 하청업체에게 넘겨줄 때 얼마나 뗄까? 절반을 뚝 떼고 넘겨준다.

하청업체가 이를 재하청할 때도 다르지 않다. 절반가량을 또 뚝 떼고 넘겨준다. 그러면 공사비가 4분의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된다.

오래 전, 어떤 건설회사 대표에게 들은 얘기다. 100억 원짜리 공사를 받았다고 했을 때, 정작 공사비용은 30억 원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청과 재하청을 거치면서 공사비용의 60∼70%가 사라진다는 얘기였다. 이 건설회사 사장은 고속도로 공사의 사례를 들며 이같이 털어놓고 있었다.

문제는 이처럼 절반도 남지 않은 비용으로 공사를 마쳐야 하고, 이윤도 남겨야 한다는 점이다. 손해를 보면서 공사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방법은 뻔했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공사비 수준에 맞도록 줄이는 것이다. 자재를 덜 쓰고, 불량자재를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러고도 부실공사가 되지 않으면 ‘기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필요한 방법은 ‘인건비’ 절감이다. 인건비를 아끼려면 그만큼 인력을 덜 쓰면서 공기도 단축해야 했다. 공사기간이 길어지면 비용을 더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재가 엉망이고, 여기에다 ‘속도전’까지 벌이면 그 공사가 제대로 된 공사일 재간은 없었다. 그래서 고속도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땜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공사’뿐 아니라 ‘철거’도 부실해지는 모양이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의 경우가 그랬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참사에도 불법 다단계 하도급 관행이 있었다고 했다. 그 깎인 비용이 대단했다. 공사비가 3.3m²당 28만 원→10만 원→4만 원으로 후려치고 있었다.

28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줄었다면, ‘7분의 1’이다. ‘7분의 6’이나 사라진 것이다.

그 홀쭉해진 비용으로도 ‘적자 공사’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건물의 윗부분을 그냥 놔두고 아랫부분부터 부수는 이른바 ‘밑동 파기’를 강행했을 것이다. 아랫부분부터 제거해야 건물이 빨리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책도 언제나처럼 비슷했다.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다. 전국의 철거공사 현장 점검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공사비 후려치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사고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을 것이다. 불법 재하도급을 금지하고 있다는데도 이번에도 재하도급은 이루어지고 있었다. 공사가 부실한데, 철거마저 부실하면 국민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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