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택배 파업 일주일째…“애꿎은 소비자만 피해” vs “사회적 합의 필요”

노동자들 “택배사들은 분류작업을 ‘공짜노동’ 취급…과로사해도 책임안져”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6.16 11:51 의견 0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주변에서 전국 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에 필요한 방송 장비 등을 옮기다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지난 9일부터 시작돼 일주일째로 접어든 택배노조 파업으로 소비자·영세 사업자와 택배 노동자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조합원 약 4000명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택배를 배송지별로 구분하는 분류작업을 택배 회사들이 부담하고 근로 시간을 줄일 것을 요구하며 일주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택배 노동자는 과로사의 원인인 분류작업과 노동시간을 감축하는 대신 물량 감소분에 따른 임금을 보장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택배사는 노동 강도는 줄이고 수익은 보전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15~16일 이틀간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 쟁점은 택배사들의 분류작업을 위한 인력 투입과 자동화 기기 설치 시기, 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수수료 보전 등이다.

현재 택배업계 노사는 2차 사회적 합의의 막바지 조율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합의기구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에 상당히 접근했는데 아직 일부 쟁점이 남은 부분이 있다”며 “일단 회의를 해산하고 노조는 노조대로 회사는 회사대로 의견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택배 노사는 15일 주요 쟁점에 대해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히면서 2차 사회적 합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중재안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하지 않도록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올해 9월 1일부터 택배사들이 추가로 분류인력이나 비용을 투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다른 쟁점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보전 문제다. 정부는 중재안에서 택배기사의 과로방지를 위해 노동시간이 주 60시간을 넘지 않도록 규정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택배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임금 보전 문제는 여전히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택배 노동자 과로 방지를 위해 분류작업을 택배 노동자의 기본작업 범위에서 제외하고 사측이 분류작업 전담 인력을 투입하는 내용의 1차 합의문을 만들었다.

택배 파업에 소비자·사업자 ‘불만’

파업을 지지하는 여론도 있는 반면 다수의 소비자와 사업자들은 택배 파업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송 차질이 빚어지면서 손해를 봤다”며 “노사 갈등으로 인해 애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 판매 사업을 하는 한 영세 사업자도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고 있지만 파업 여파로 식품 접수를 받지 않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 취지는 이해하지만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택배가 되지 않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택배노조 파업이 계속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배송 지연 등 파업 영향이 확산하고 있다.

한진택배는 울산과 경기 성남·광주, 경남 거제, 전북 군산과 정읍 등지에서 롯데택배는 울산과 경남 창원, 서울 은평구, 경기 이천시 등지에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창원과 울산, 경기 성남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파업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같은 지역이라도 대리점별로 소속 택배기사의 파업 참가 여부에 따라 배송 상황이 다르다.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택배회사별 배송 불가 지역’을 공지하면서 고객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 신선식품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배송 지연 발생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우체국은 계약택배의 경우 냉동·냉장 등 신선식품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갈등의 중심에 선 택배 노동자들은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택배사들은 분류작업을 ‘공짜노동’이라고 보면서 노동자들이 과로사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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