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이냐, 성정이냐” 이스타 새 주인 2파전…승자의 저주설, 왜?

쌍방울만 본입찰 참여…하림 불참, 이스타항공 부채 ‘부담’
성정,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고심’…‘유력후보’ 쌍방울, 수천억 부채 등 ‘걸림돌’

김동현 기자 승인 2021.06.15 12:34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쌍방울그룹과 중견 건설사인 ㈜성정 ‘2파전’으로 좁혀졌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하림은 부채 규모, 인수 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은 이르면 오는 21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진행된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 1곳만 입찰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인수 관련 자료를 받은 인수의향자는 쌍방울그룹 등을 포함해 사모펀드 운용사 등 10여 곳에 달했지만, 예비실사 이후 본입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쌍방울그룹과 함께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하림은 계열 해운사 팬오션을 내세워 인수전에 참여하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인수금액 외에 추가로 갚아야 할 채무 등이 적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입찰 공고 전 중견 건설업체 ㈜성정과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스토킹 호스 방식의 매각을 진행했다.

스토킹 호스는 인수 예정자를 선정해 놓고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인수(투자) 금액을 입찰해야 인수가 가능하다. 새로운 입찰자가 인수 예정자보다 높은 금액을 입찰했더라도 인수 예정자가 입찰자와 동일한 인수 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매수권을 우선 행사할 수 있다.

쌍방울그룹은 ㈜성정의 인수 금액인 1000억원가량보다 높은 약 1200억원을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은 쌍방울그룹과 동일한 인수금액을 다시 제시하면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수 있으며,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

인수 금액이 200억원가량 차이가 있는 만큼 ㈜성정의 인수 포기가 점쳐지지만, 당장 활용 가능한 현금 동원력을 고려하면 ㈜성정이 추가 자금을 투입해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쌍방울그룹의 자금 조달 계획, 사업 계획 등을 평가하고 성정㈜에 인수 의사를 확인한 뒤 오는 21일 최종 인수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 쌍방울, 이스타항공 새 주인 될까…‘승자의 저주’ 우려도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섰다. 앞서 인수추진위원장으로 김정식 이스타항공 전 대표도 선임했다.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보유한 쌍방울그룹은 주 고객층인 20~30대 회원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하면 항공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수익이 나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1~2년의 시간이 필요한 점은 인수 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부채를 제외하고도 항공기 리스, 조종사 교육, 항공운항증명(AOC) 취득 등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서 15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의 막대한 부채 또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 이스타항공의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이며,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은 185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무 조정으로 부채가 일부 탕감될 수 있지만, 항공기 리스사 등 외국 기업이 채무 조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자 ⓒ 토요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