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고발…“친족회사 고의 누락”

“물량만 줘도 부가 승계되는 구조” 지적 vs 하이트진로 측 “독립경영…누락은 고의 아냐”
공정위 측 “박 회장, 허위제출 인식 가능성 현저하거나 상당하고 행위 중대성 또한 높다”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6.14 14:19 의견 0
하이트진로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14일 검찰에 고발됐다.

사측은 특별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 바 없음을 공정위에 소명했지만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해 기업집단 동일인으로부터 계열회사 현황, 친족 현황, 임원 현황, 계열회사의 주주 현황, 감사보고서 등 지정자료를 제출받고 있다.

여기서 하이트진로가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7년과 2018년에 하이트진로그룹의 현황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지분 100%를 보유한 5개사(연암, 송정,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를 누락했다.

연암과 송정은 박 회장의 조카들이, 나머지 3개사는 박 회장의 고종사촌과 그의 아들, 손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공정위는 “박 회장이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의 주주나 임원으로 있는 친족 6명과 그 외 1명까지 총 7명의 친족도 누락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화학, 대우패키지, 대우컴바인은 직원들도 총수 친족 회사로 알고 있던 회사로 하이트진로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했다.

박 회장의 고종사촌 이상진 씨가 소유한 대우화학은 2018년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55.4%였고 이씨의 아들 회사인 대우패키지는 51.8%, 이씨의 미성년 손자가 최대주주인 대우컴바인은 99.7%였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거래물량이 많다고 당장 법 위반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정황 측면에서 문제 있는 부분이 있어, 관련 과에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제 과장은 "대우패키지와 컴바인은 모두 페트병을 만드는 회사로 대우패키지로 가는 물량을 컴바인에 주기만 해도 부가 손자에 승계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사업장 부지를 대우패키지와 대우컴바인에 빌려줘 물건을 생산·납품할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납품업체에는 적용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공정위는 밝혔다.

친족 개인회사는 아니지만 계열사 직원들이 주주와 임원으로 있는 평암농산법인도 누락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평암농산법인은 박 회장이 그 존재를 알고 있던 회사로, 기업집단 하이트진로는 누락에 대한 처벌 정도를 검토하기도 했다.

대기업집단은 농산법인을 통해서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고 농지를 임차할 수 없는데 농지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농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박 회장은 지정자료 허위제출을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현저하거나 상당하고 행위의 중대성 또한 높다”며 고발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공정위 조사 과정 중 해당 계열사들 모두 동일인과 무관, 독립 경영을 하고 있고 고의적인 은닉이나 특별한 경제적 이득을 취한 바 없음을 공정위에 소명했다”며 “그러나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진행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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