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리스크’ 금호아시아나, 금호건설 매각?···그룹 해체설 ‘모락모락’

박 회장 횡령·배임 규모 7277억원, 추징금 감당 위해 매각 필요성 관측…사측 “사실무근”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6.10 15:27 | 최종 수정 2021.06.11 15:49 의견 0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자료=금호아시아나>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해체설이 본격 제기됐다. 박삼구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금호건설이 매각절차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내년 완료되고 금호건설마저 넘어가면 이제 남는 건 금호고속뿐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한 회계 법인을 통해 금호건설 매각을 위한 실사 작업 중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박 전 회장의 횡령·배임 규모가 7277억원에 달하는 만큼 유죄판결이 날 경우 부과될 추징금을 감당하기 위한 절차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매각설과 관련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어떤 회계법인과도 매각 관련 실사 작업을 진행중이지 않다는 것이 금호건설 측의 공식 입장이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총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 특정 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배임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13일 구속됐다. 이 여파로 같은 달 26일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박 전 회장의 혐의는 한마디로 그룹 재건을 위해 계열사 자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2015년 말 금호터미널 등 4개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인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터미널 주식 모두를 금호기업에 저가에 넘기고 이듬해 4월까지 아시아나항공 등 9개 계열사를 동원해 금호기업에 1306억원을 담보 없이 저리에 지원했다.

그룹 재건이란, 과거 자신의 오판으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매각해야 했던 많은 계열사를 되사오는 작업을 말한다. 처음 금호고속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다른 계열사를 산 후 다시 그 계열사를 담보로 또 돈을 빌려 다음 계열사를 인수하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담보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량 계열사 가치를 떨어뜨려 오너 지분이 높은 회사에 넘기기 일쑤였다. 또 부실기업 지분을 다른 계열사에 넘겨 마련한 자금으로 우량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결국 이는 그룹 전체의 부실을 초래했다. 오너의 과욕이 그룹의 몰락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금호건설 매각 소식은 주주들에게 호재로 받아들여져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9일 종가는 1만3400원으로 최고가였던 전날 14100원보다 700원 내리긴 했으나 올 최저였던 3월 9일 8690원에 비해서는 62%나 뛰었다.

다만 실제 매각이 이뤄진다고 해도 금호건설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매출은 1조8296억원, 영업이익 812억원으로 전년 1조5977억원, 555억원보다 각각 늘었으나 재무건전성엔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53%로 2018년 232%, 2019년 255% 등 높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동자산은 8810억원, 유동부채 9173억원으로 유동비율은 96%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도(94%)와 비슷한 흐름으로 항상 유동성 문제가 내재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또 지난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5.16배로 동종업계 8.93배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0배로 결코 저평가된 상태도 아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호건설이 매각된다 해도 횡령·배임 관련 추징액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금호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부채비율은 높은 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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