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 혐의’ LIG 구본상 회장 앞날은?···특별한 전관 변호인단 주목

과거 자신을 구속했던 위현석 전 부장판사의 법무법인 ‘위’에 재판 수임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6.08 13:52 | 최종 수정 2021.06.08 13:53 의견 0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경영복귀설이 흘러나온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13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를 벗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구 회장 변호인단의 면면이 밝혀지면서 그들과의 특별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LIG그룹 구본상 회장과 구본엽 사장 등은 현재 1300억원에 달하는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달 24일 2차 공판기일이 열렸다.

앞서 구 회장은 2015년 5월 핵심 자회사인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 주식 평가액을 주당 1만481원에서 3846원으로 낮춰 평가한 데 이어 한달 뒤 해당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 금융거래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또 검찰은 같은 혐의로 구 회장 동생 구본엽 당시 LIG 건설 부사장과 전·현직 임원 등 모두 6명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경영권 세습을 위한 주식매매 과정에서 주식 양도가액과 양도 시기를 조작, 총 1330억원에 달하는 양도세와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창업자 구자원 명예회장 사후 이들 두 아들을 중심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다른 대주주들의 LIG그룹 지분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조세포탈로 보고 있다.

그런데 구 회장 형제의 변호인단이 남다른 이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린다. 이들은 ‘법무법인 위(WE)’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 변호를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법무법인 위의 대표변호사는 위현석 전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부장판사다.

구 회장은 위 변호사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과거 구 회장은 1800억원 상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2012년 10월 구속된 바 있다. 당시 구 회장은 LIG그룹 계열사였던 LIG건설이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기고 법정관리 신청 10일 전까지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판사가 바로 위 변호사였다.

다시 말해 구 회장은 과거 자신을 구속했던 인사에게 이번 재판의 명운을 건 셈이다.

이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구 회장의 경영 복귀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구 회장은 4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2016년 10월 출소했다. 하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 집행 종료일부터 5년간 취업제한을 받아 오는 10월까지 경영 참여가 불가능한 상태다.

만일 이번 재판에서 최소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다면 구 회장의 LIG넥스원 대표 복귀는 사실상 기약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조세포탈 규모가 연간 10억원 이상이면 5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위현석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부장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내면서 주로 기업 형사사건을 다뤘다.

특히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사건’, ‘남양유업 갑질 사건’ ‘동양그룹 1조원대 사기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법복을 벗은 뒤 이례적으로 여러 대형 로펌의 제의를 뿌리치고 2016년 창업했다.

위 변호사와 ‘의기투합’해 법인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이재구 변호사 역시 판사 출신이다.

1996년 서울서부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행정법원, 춘천지법 원주지원 등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2003년부터는 강원도 원주시 공직자윤리위원장, 횡성군 선거관리위원장, 강원변호사회 원주지회장을 연이어 역임한 특이한 이력도 있다.

최의호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금융·증권·기업형사·행정·부패범죄 사건 등에 전문성을 띠고 있다.

호제훈 변호사는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판사,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기업형사, 기업조세 등 난이도가 높은 사건들을 주로 맡았다. ‘강덕수 전 STX 세금소송 사건’, ‘GS칼텍스 원유 관세 사건’, ‘월성1호기 수명연장 사건’ 등이 그의 이력이다.

LIG그룹 측은 “지분 정리 과정에 관한 세법 해석의 차이”라며 소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식 양도 시점에서 고의성은 없었으며 LIG넥스원과도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IG넥스원의 최대주주가 LIG라는 점에서 사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 LIG와 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LIG넥스원 지분 47.05%를 들고 있으며 LIG의 지분은 구본상·구본엽 형제가 각각 56.2%, 36.2%를 보유했다. 두 회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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