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 손 모양’·‘오조오억’…‘젠더 갈등’ 휘말린 유통가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5.04 15:01 | 최종 수정 2021.05.05 10:47 의견 0
GS25의 '캠핑가자' 원본 포스터와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GS 불매운동 이미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최근 편의점 GS25 광고 포스터에서 불거진 ‘젠더(gender) 갈등’이 무신사, 동원F&B 등 유통업계 다른 업체로 퍼지고 있다.

GS25는 지난 1일 ‘캠핑가자’ 이벤트 포스터를 게재했다가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캠핑가자 포스터 속 손가락 모양이 남성 비하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상징이라는 의혹이 나왔기 때문이다.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손 모양 이미지가 메갈리아에서 한국 남성 성기를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손 모양 이외에도 소시지, 영어 문구 또한 근거로 제시됐다.

포스터에는 영어로 감성 캠핑 필수 아이템이라는 뜻의 ‘Emotional Camping Must-have Item’이라는 표현을 적시했다. 단어 끝의 글자들만 보면 al-g-e-m으로, 거꾸로 읽으면 메갈리아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에 GS25는 즉시 포스터를 수정하고 사과했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았다. 두 차례 수정본도 문제가 됐다. 영어 문구가 삭제되지 않았던 1차 수정 포스터에는 원본에 없었던 초승달과 별 3개 모양이 추가됐고 이는 한 대학교의 여성주의 학회 마크를 뜻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과거 GS25의 ‘호국보훈의 달’ 캠페인 홍보물에서도 남혐이 지적됐다.

이번 논란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급기야 GS25의 군부대 PX 계약을 전면 철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인은 “GS25는 군인을 비하하는 극단적 래디컬 페미니즘 집단인 ‘메갈리아’의 상징물을 홍보 포스터에 삽입한것으로 모자라 여러 차례 수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교묘하게 로고를 삽입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부에서 배포한 포스터를 수정하여 ‘군’대, ‘무’궁화, ‘새’(군무새)를 집어넣어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비하하는 포스터를 배포했다”며 “청춘을 바쳐 이 나라를 지키는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악덕 기업 GS25에 더 이상 이득을 쥐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4일 오후 2시 기준 현재 6만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GS25는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내용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무신사 '물물교환' 이벤트 포스터와 메갈리아 이미지 (사진=무신사,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 손 모양’·‘오조오억’…무신사·이마트24 등도 논란에 휘말려

이와 같은 남성 혐오 논란은 비단 GS25만 있지 않다. 편집숍 무신사가 현대카드와 진행한 이벤트를 알리는 포스터에서 손 모양도 논란으로 떠올랐다.

무신사 이벤트 포스터에서도 메갈리아를 뜻하는 손 모양이 나온 게 문제였다.

무신사는 입장문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이미지를 모두 삭제·수정 조치했다”며 “이미지 제작 시 이벤트를 정확히 알리고자 하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의도도 없었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는 다수의 남녀 스텝이 참여했고 누구도 해당 손의 형태가 특정 성에 대한 혐오의 상징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우연의 일치를 두고 혐오 의식을 가졌을 것이라 낙인찍은 후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비난하는 것은 부디 멈춰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무신사는 지난 3월에도 남녀 쿠폰 차별 지급 논란이 불거지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마트24도 ‘별도 따줄게’ 이벤트 포스터에서 남성의 손 모양이 논란이 되자 그림을 수정했고 편의점 CU와 동원F&B, 다이소는 광고 및 제품에 ‘오조오억’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함께 비판을 받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집게 손가락 모양은 광고 포스터에서 흔한 요소로, 손 모양을 남혐 코드로 의도적으로 넣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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